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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이야기 #378 _ 환상의 진실 효과(illusory truth effect), ‘인식 버블’에서 벗어나라
김해원 2023.08.27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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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된 정보를 진실로 믿는 심리적 경향인 환상의 진실효과는 정보를 접한 후 한참이 지난 뒤에도, 혹은 정보를 들은 기억마저 사라진 뒤에도 인간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반복되는 거짓 정보가 진실이 될 수는 없지만 진실의 환상은 만들어 낼 수 있다.“

 

우리는 언제, 어디에나 있는 정보에 전례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다른 사람의 의견, 후기,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적극적으로 찾지 않더라도 그런 정보에 끊임없이 노출된다. 이러한 많은 정보에의 노출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쏟아지는 모든 정보가 정확한 것도 아니며, 아예 대놓고 잘못된 것도 섞여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메타(구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등 거대 IT기업의 플랫폼에서 생성되는 허위 정보는 사회적으로 폭넓은 파장을 일으키기 때문에 문제가 특히 심각하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을 다룬 유투브 컨텐츠 중 조회수가 높은 영상을 살펴봤더니 69개 중 19개가 사실이 아닌 정보를 담고 있었고, 이들 영상은 총 6200만 회 이상 조회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의사결정 상황에서 잘못된 정보들의 범람은 여러 방식으로 조직에 상처를 남긴다. 왜곡된 홍보(spin), 가짜 후기, 직원들의 헛소리(bullshit)’, 현재 직원들과 미래 직원들 사이의 루머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경영진은 어느 순간 자신이 잘못된 데이터, 사실, 수치 등 중대한 의사결정의 근거로 삼기에는 결함이 많은 정보를 떠안게 될 수 있다. 실수로 전해졌든 누군가 악의로 공유했든 잘못된 정보는 좋은 의사결정을 방해한다.

 

 인간은 처음 접하는 정보보다 반복적으로 접한 정보에 더 신빙성을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인간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아주 평범하지만 강력한 편향을 나타내는데, 이러한 작은 결함은 어떤 정보가 진실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왜 잘못된 정보가 반복되면 진실로 착각할까

반복에 기반한 진실효과, 환상의 진실효과는 어떤 정보를 되풀이해서 들으면 그 정보가 고착성을 얻고 우리의 판단에 영향을 준다. 그 효과는 상당히 견고하며 정치적 연설에서부터 제품의 홍보에 이르기 까지 다방면에서 그 힘을 입증해 왔다. 걱정스러운 점은 인지된 정보의 원형이 그들의 기억 속에 생생히 살아 있을 때뿐만 아니라 정보에 노출되고 수개월이 지난 후에도 환상의 진실효과는 여전히 나타난다는 것이다. 게다가 어떤 정보가 자꾸 반복되면 자신이 실제로 그 정보를 접한 기억이 아예 없을 때마저 이를 진실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반복되는 정보는 우리가 관련 내용을 잘 알고있더라도 설득력을 발휘한다. 잘못된 주장이 익히 잘 알려진 사실과 모순되거나 신뢰할 수 없는 출처에서 나온 경우조차 설득 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우리의 기억 속에 있는 콘텐츠가 시간이 지나면서 종종 그 출처와 분리되기 때문이다. 이전에 어떤 정보를 분명히 듣거나 읽었는데 그 정보가 어디서 나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기분을 익숙하게 느껴봤을 것이다. 연구자들은 여러 연구를 통해 람들은 어떤 정보에 반복해서 노출되고나면 아무리 신뢰할 만한 출처가 그 정보가 잘못되었음을 반박해도 그 정보를 믿는다 것을 밝혀냈다.

보통 중요한 조직 활동을 할 때는 엄격한 검증을 거친 정보를 이용하지만 환상의 진실효과는 정보를 수집하고 결정을 논의할 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어느 수준의 불확실성에 둘러싸인 기업의 상황에서는 모든 정보의 진위를 확인하기도 어렵다.

인간이 가진 정신적 역량을 고려한다면 우리가 정보에 반복해서 노출된다는 것만으로 그 정보를 이렇게 쉽게 받아들인다는 사실이 당황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사람들의 대부분은 팀 쿡이 애플의 최고경영자라는 사실을 어떻게 알까? 과거에 반복적으로 정보를 접했기 때문이다. 반복은 사람들이 지식을 습득하고 학습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우리가 매일 접하는 정보들 중 반복적으로 접하는 정보의 대부분은 사실상 정확하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체득했다. 반복되는 정보를 사실로 받아들이면 점점 복잡해지는 정보환경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 인간의 마음은 처리 유창성을 활용해 어떤 정보가 타당하고 정확한지를 판별하는 기능적 지름길을 터득해 왔기 때문이다.

이 지름길이 너무 효율적인 나머지 우리는 이 길에 지나치게 의존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날의 복잡하고 불확실한 정보 생태계에서 빠른 정보처리와 반복은 진위를 판별하는 유용한 방법도, 충분한 방법도 아니다. 리더는 사실과 거짓을 변별할 줄 알아야하고, 무엇보다 자신과 팀원이 잘못된 정보에 오도되지 않도록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저자들은 환상의 진실 효과를 물리치기 위한 네 가지 방법을 제시하였다. 부정적인 영향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겠지만 정보의 정확성에 초점을 맞추고 노력하여 그 영향을 최소화 시킬 수 있다

첫번째는 편향의 맹점을 피하는 것이다. 최근 연구결과를 통해 지능이 높고 분석력이 뛰어난 사람들도 환상의 진실효과에 쉽게 빠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따라서 관리자가 우선적으로 할 일은 자신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환상의 진실효과의 위험을 최소화 하기 위한 가장 생산적인 첫 단계는 이 효과를 제대로 이해하고 자신도 다른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취약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인식버블을 피하는 것이다. 전략적 결정은 흔히 팀원들과 다른 주요 이해당사자가 공유한 정보를 바탕으로 내려진다. 이때 네트워크가 하나의 인식 버블을 형성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네트워크 구성원들이 비슷한 의견만 접하면서 다른 대안적 시각을 고려하지 못하고 그 버블 안에 갇혀서는 안된다는 의미이다. 여러 연구에서 증명한대로 구성원의 평균적인 능력치가 더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동질적인 집단보다 다양한 관점을 반영하는 집단이 더 뛰어난 성과를 보인다

세번째는 사실인지 가정인지를 따져보는 것이다. 정확성을 기반한 정보가 자리를 잡았다면 새로운 정보가 자신의 기존지식과 부합하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해 환상의 진실효과를 막을 수 있고 새로운 정보가 들어왔을 때 일단 그 진위부터 고민하는 문화를 장려할 수 있다. 단순하지만, 사실 자기 앞에 놓인 정보를 일상적으로 꼼꼼히 평가하는 사람은 드물다. 게다가 사람들은 그 정보가 사실인지 아닌지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들과 쉽게 공유한다. 내적 팩트 체크 능력을 키우는 것은 환상의 진실효과에 대한 강력한 항체를 형성하는 것과 같다. 최근 연구 결과, 새로운 정보를 접했을 때 그저 그것이 사실인지 자문하는 것만으로도 잘못된 정보가 반복되어도 믿을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지막은 진실을 너지하는 것이다. 정보가 반복을 통해 신빙성을 얻는다면 관리자들은 역으로 진실과 관련된 정보를 반복적으로 이야기해서 진실을 믿게끔 너지(nudge)할 수 있다. 심리학, 수사학, 철학분야에서는 수십년간의 연구를 통해 어떤 주장을 반복했을 때 생기는 가치는 입증해 왔다. 이 가치는 다양한 문장을 사용할 때보다 같은 문장을 계속 반복했을 때 더욱 강력해진다. 다만,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정확한 정보인지는 꼭 확인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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