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 이야기 #400 ‘팝업스토어’ 판촉 아닌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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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 2024.02.29 | 2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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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스토어 밀집상권으로
불리는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의 경우 월평균 100개 이상의 팝업스토어가 열린다. 그러나 국내 팝업스토어 시장이 양적으로만 성장했을 뿐 질적으론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국내 팝업스토어 시장이 브랜드 메시지를 알리겠다는 목표 의식 없이 현장에서 방문객 수 또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를 늘리는데만 급급해 경품을 퍼주는 무의미한 판촉형 팝업이 늘었다는 지적이다. 또한 판촉형 팝업에서
성과 지표로 삼는 방문자 수가 사실상 허수가 많다고 강조한다. 파격적인 경품 덕분에 방문객이 몰린다고
해도 대다수가 브랜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일회성 고객에 머무르는 탓이다. 브랜드 메시지에 대한 방문객들의
공감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팝업스토어를 설계하고 그 성과는 어떻게 측정, 분석해야 할까? 몇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커뮤니케이셩형과 판촉형 팝업스토어의 구체적인 차이점이 무엇인가? 커뮤니케이션형
팝업스토어에는 브랜드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는 제품, 전시물, 체험
부스 등이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다. 팝업스토어 내부의 모든 콘텐츠가 ‘일관된 메시지’를 공유하는 것이다.
즉, 고객과 브랜드의 관계개선, 고객의 인식이나
인지 변화를 위해 설계된 공간으로 정의할 수 있다. 판촉형 팝업스토어의 경우 브랜드 메시지를 전하는
내부 콘텐트가 없다. 방문객 수와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를 늘리기 위해 제품만 화려하게 전시하거나 형식적
이벤트로 갖가지 경품을 증정한다. 이러한 판촉형 팝업스토어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추구하는 브랜드인지
정확히 이해한 소비자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경우가 많다. 고객과의 소통구조가
D2C(Direct to Consumer)로 전환된 현시점에서 판촉형 팝업스토어는 무의미하다. 과거에는 미디어의 정보 파급력이 상당했기 때문에 주요 미디어에 브랜드 소식을 알려야만 대중과 소통할 수 있었다. 이제는 많은 소비자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습득할 정도로 개인이 바이럴 파워를 갖춘 시대가
되었다. 미디어의 도움에서 벗어나 고객과 직접적으로 소통해야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D2C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첫 번째 창구로 온라인 채널이 주목받았지만 현재는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제한된 화면에 수많은
브랜드 광고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고객의 시선을 3초 이상 사로잡기란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커뮤니케이션형 팝업스토어를 적극 활용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많은
국내 기업은 아직도 팝업스토어를 판촉수단으로만 여기고 있다. 미디어 중심의 소통방식에 의존해 온 탓에
D2C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팝업스토어를 기획해야 할 필요성을 모르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현장에서 경품 및 할인쿠폰을 제공받는 것에 전혀 고마워하지 않는다.
그저 손쉽게 얻을 수 있는 혜택으로 생각할 뿐이다. 1만 명이 방문해도 대부분은 팝업스토어를
나오는 즉시 경품을 받기 위해 올렸던 SNS 게시물을 삭제하고 더 이상 해당 브랜드에 관심을 갖지 않는
일회성 손님이 되고 만다.
확고한 메시지와 이를 전하는 장치들이 충분하면 대형 팝업스토어가 아니어도 무방한가? 공간 규모와 브랜드 인지도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물론 유명 브랜드와 블록버스터급 팝업스토어라면 이목을 끌겠지만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내부 콘텐츠가 불분명하면 오히려 더 큰 반감을 살 수 있다. 팝업스토어의 최종 목표는 ‘Value Perception(가치 있다는 인식)’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단순히 주목받는 것을 넘어 소비자기 이 공간과 메시지를 가치 있다고 여기도록 만들어야 한다. 팝업스토어에 표현하기 적합한 메시지를 찾는 방법은? 그리고 팝업스토어의
특성상 기업이 메시지를 전하는 대상이 MZ세대로 국한되는 것은 아닌가? 어떤 고객들에게
이야기할지, 그 이야기를 전하는데 무슨 걸림돌이 있는지 생각해보길 권한다. 무조건 MZ세대를 타겟팅해야 하는 건 아니다. 젊은 층과 친하지 않은 브랜드가 오프라인에서만큼은 MZ세대를 공략하겠다며
대규모로 투자하는 건 무리수다. 기존 타깃이 공감할만한 메시지를 정하고 그 메시지와 어울리는 팝업스토어를
구성하면 어차피 20대가 가장 먼저 방문한다. 다른 연령대보다
상대적으로 여가 시간이 많고 새로운 경험에 대한 수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즐길 만한 가치가 충분한 공간은
MZ세대의 레이더망에 걸릴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30-40대를 겨냥한 팝업스토어도 20대가 SNS에 재미있는 공간이라고 후기를 올려야 30-40대에 알려지는 경향이
있다.
팝업스토어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데이터를 얻어야 하나? 정량적 지표와
정성적 지표로 구분할 수 있다. 정량적 지표는 소비자들을 얼마나 주목시키고 몰입시켰는지를 수치화한 값이다. 방문객 수, 체류 시간, 매출
전환율 등이 해당된다. 이 중 방문객 수 자체만은 핵심지표가 될 수 없다. 방문객 수가 많았어도 체류 시간과 매출 전환율이 저조하면 공간을 잘못 기획했다고 볼 수 있다. 정성적 지표는
팝업스토어의 메시지가 잘 전달되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데이터다. 장비를 활용해 자체 측정하는 정량적
지표와 달리 정성적 지표는 설문조사로 확보해야 한다. 응답자가 부담스러워 하지 않는 선에서 문항을 구체화해야
한다.
아무리 팝업스토어를 잘 기획해도 핫한 상권 자체가 더 중요하진 않나? 접근성이
낮은 곳에 위치해도 재미있다고 입소문이 나면 찾아오기 마련이다. 지난해 5월 제주맥주가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 오픈한 ‘제주위트 시장-바’가 흥미로운 사례이다. 성수동, 연남동에 비해 광장시장은 요즘 세대가 좋아할만한 팝업스토어 인기 상권은 아니었다. 하지만 시장의 로컬 푸드를 곁을여 제주 에일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뚜렷한 콘셉트 덕분에 긍정적인 반향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이곳을 경험하기 위해 소비자가 시장 안쪽으로 찾아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내할 정도였다. 요즘처럼 성수동, 연남동, 가로수길
등 핫한 상권에서 매주 팝업스토어가 쏟아지는 시대에 비인기 상권이 더 유리한 무대일 수 있다. 얼마나
핫한 곳에서 오픈할지보단 얼마나 재미있게 기획하는지가 관건이다. 팝업스토어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나? 앞으로도 팝업스토어의 인시는 지속될 것이다. 지금보다 더 빠른 주기로
팝업스토어가 대거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부동산 업계에서는 하나의 인기 상품으로 자리매김하여 서울
곳곳의 임대 공간에 팝업스토어를 모집하는 플래카드가 붙기 시작했다. 유휴 공간이 급증함에 따라 해당
지역을 부흥시킬 만한 인기 콘텐츠를 원하는 건물주가 늘고 있는 추세다. 단기간에 건물 활용도와 수익성을
높여주는 팝업스토어에 건물주들의 시선이 쏠리는 것이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소비자와 입체적으로 소통하려면 오프라인 채널이 제격이다. 커뮤니케이션
과잉 시대에는 자주 소통하는 것보다 한 번을 소통하더라도 높은 퀄리티로 몰입시키는 전략이 중요하다. 많은
브랜드가 오프라인 채널에 주목하는 이유다. 팝업스토어는 장기간 운영해야 하는 상설 매장에 비해 비용
부담이 덜하다는 점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기업들이 오픈하는 팝업스토어가 유행처럼 번질수록 소비자의 기대치 또한 높아질 것이다. 팝업스어의 본질인 ‘메시지’와
‘콘텐츠’가 더욱 중요해진단 뜻이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목표의식 없이 방문객 수와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를 늘리기 위해 형식적으로 기획하는
팝업스토어들은 더 이상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출처:, 이한규.최호진, “1만 명 방문보다
100명이 오래 머물게” 판촉 아닌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라, DBR 387호 (2024년 2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