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 이야기 #408_“팀원엔 리더, 경영진엔 적극적 팔로워” - ‘심리적 안전감’이 조직 시너지 키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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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iks | 2024.05.08 | 2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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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관리자는 리더이자 팔로워입니다. 그간 리더십 연구에서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강조해왔지만 안정적으로 책임진 조직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직속 상사 또는 경영진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처럼 경영진과 구성원의 요구를 매끄럽게 조율하는 리더를 ‘연결형 리더’라고 하는데요. 연결형 리더에는 1) 야누스형 2) 브로커형 3) 전달자형 4) 줄타기형이 있습니다. 그러나 중간관리자가 팀원들을 대변해 목소리를 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균형 맞추기-통합하기-준비하기-정제하기’를 거치면서 의견 표현에 필요한 과정을 점검해야 합니다. 그간 리더십에 대한 연구는 주로 하향식 영향력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흔히 들어봤을 변혁적 리더십, 진성 리더십 등 대부분의 리더십 이론은 어떻게 효과적으로 구성원을 이끌 수 있을지를 다룹니다. 그러나 제이서(Zahira Jaser) 교수가 현장에서 느낀 대부분의 리더는 리더인 동시에 팔로워 역할을 수행합니다. 즉, 리더로서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뿐만 아니라 팔로워로서 상사에게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능숙해야 합니다. 상사와 회사가 제안한 집단의 성과를 팀원들을 통해 이끌어내야 하는 중간관리자에게 이러한 역량은 필수입니다. 팀원들에게는 주도적인 리더가 돼야 하지만 경영진에게는 적극적인 팔로워가 되어야 합니다. *자히라 제이서(Zahira Jaser): 영국의 금융기관 바클리즈에서 15년간 일한 석시스경영대 교수 제이서 교수는 이처럼 리더와 팔로워의 역할을 통합하고 중간다리 역할을 수행하는 리더를 연결형 리더(Connecting Leader)라 지칭하고 다양한 중간관리자를 인터뷰하며 연결적 리더십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리더의 행동을 분석해 그의 책 『The Connecting Leader』(2021)에 소개했습니다. 그의 연구는 HBR에 소개됐고, 2023년 ‘HBR 중간관리자가 반드시 읽어야 할 아티클 10선(HBR’s 10 Must Reads for Mid-Level Managers)’에 선정되었습니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이 제이서 교수에게 효과적으로 연결형 리더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을 묻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연결형 리더의 유형과 상사와 경영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1. 연결형 리더의 4가지 유형 제이서 교수는 위와 아래서 오는 요구가 서로 충돌하는 까다로운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리더의 유형을 4가지로 분류했습니다. 1) 야누스형(Janus) 야누스는 ‘두 얼굴의 사나이’라고 불리는 로마의 신으로 한쪽 얼굴은 과거, 다른 얼굴은 미래를 봅니다. 야누스형 리더는 이처럼 양방향을 두루 보며 양측이 가진 문제의식에 공감합니다. 예컨대 팬데믹 당시 한 대형 은행에서 직원들의 업무 흐름 파악이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중간관리자는 중요한 일을 평소보다 더 자주 보고받고 있다며 상사들을 안심시킬 수 있습니다. 반면 이러한 조치는 구성원들에게 더 큰 업무 부담으로 다가와 거부감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이때 야누스형 관리자는 “위기의 때일수록 누가 어디 있고, 무슨 상황에 처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근무에 관한 내용뿐 아니라 안전에 관한 무엇이든 함께 보고해주세요. 회사가 여러분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알아보겠습니다”라며 구성원들을 다독입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에 두루 공감하는 감정 노동을 적극 활용하기에 번아웃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코칭을 비롯한 심리적 지원을 통해 야누스형 리더의 감정 고갈을 방지해야 합니다. 2) 브로커형(Broker) 브로커형 리더는 상충된 어젠다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 건설적인 대화를 이끌어냅니다. 통상 구성원은 임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협상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임원들 또한 현장에서 일어나는 구성원들의 상세한 요구를 심도 있게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간관리자가 자리를 만들고 중재자 역할을 담당하는 것입니다. 앞선 성과 평가와 같은 상황은 중간관리자들에게 꽤나 흔한 일입니다. 한 은행의 중간관리자는 더 높은 등급을 받지 못한 구성원과 최고경영자 사이 조정 회의를 열었습니다. 최고경영자는 그의 기여를 인정했고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그에게 더 높은 성과를 줄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비록 성과 평가는 그대로이지만 그 구성원은 업적을 인정받았으며 의욕과 충성심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연결 전략은 개방성 있는 조직문화를 전제로 합니다. 경영진은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데 거리낌이 없어야 하며 구성원들도 협조적인 태도로 대화에 임해야 합니다. 3) 전달자형(Conduit) 전달자형 리더는 부하 직원의 목소리를 적극 대변합니다. 대형 금융 회사의 리스크 책임자가 관리자에게 보고를 효율화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보고 형식은 현장에서 보기에 지나치게 미흡해 보였는데요. 관리자는 구성원들이 참여하고 싶지 않아 한다면 변화가 수용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는 현장에 있는 부하 직원 2명과 함께 책임자를 찾아가 그들이 가진 불만을 피력했고 보고 양식을 보완하기로 했습니다. 이 관리자와 같은 행동은 리더 개인에게도 위험이 될 수 있으며 큰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전달자형 연결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 심리적 안전감이 탄탄하게 구축돼 있어야 합니다. 4) 줄타기형(Tightrope Walker) 줄타기형 리더는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묘수를 제안합니다. 팀원에게 열심히 일하라고 독려했는데 정리해고를 계획해야 하거나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하라고 다독였는데 더욱 통제적인 성과 평가 프로그램을 적용해야 하는 경우 리더는 무기력해질 수 있습니다. 이때 상황을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균형 잡힌 태도를 취해 대안을 발굴할 수 있습니다. 한 디지털 마케팅 스타트업에서는 효과적인 고객관리를 위해 영업사원들이 고객들과 나눈 대화를 기록하는 툴을 도입했습니다. 그러나 구성원들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게 아니냐며 반대했습니다. 매각을 앞두고 있던 터라 성과에 공을 들이는 회사의 입장과 프라이버시를 지키고자 하는 구성원들의 입장 모두가 타당했습니다. 영업팀 관리자는 툴을 도입하면서도 감시는 줄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때 중간관리자가 제안할 수 있는 대안은 정말 필요한 기록만 남기거나 암호화를 거쳐 직원이 특정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비판적인 평가를 통해 묘수를 떠올리는 과정은 리더에게 엄청난 인지적 자원을 소모하게 합니다. 이때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살필 수 있는 회의 공간이나 혼자서 숙고할 수 있는 개인적인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 중간관리자를 위한 발언(Voice) 프로세스 물론, 경영진에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란 쉽지 않습니다. 특히 구성원들의 입장을 함께 대변해야 하는 중간관리자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데이먼 필립스 와튼경영대 교수와 에즈라 주커만 MIT슬론경영대학원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중간관리자는 최고경영진의 어젠다에 순응하는 경향이 가장 높습니다. 즉, 하위 임원이나 팀원들보다 경영진의 메시지에 가장 민감하고 충실하게 반응하는 것이 중간관리자이기에 자신의 의견을 위로 전달하기를 유독 더 어려워합니다. 경영진과 멀리 떨어진 구성원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때보다 상대적으로 가까운 중간관리자가 의견을 내는 것은 더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토론 문화가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고 위계적 조직문화가 보편적인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더더욱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구성원이 조직에 자신의 의견이나 건의 사항을 표현하는 ‘발언(Voice)’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주로 구성원의 의견 표현이 조직의 성과, 혁신, 구성원의 만족 및 동기부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며 최근에는 조직의 다양성,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글로벌 조직 관리 등의 측면에서 연구되고 있습니다. 리더십이 하향식 영향력에 초점을 맞춘다면 발언은 상향식 영향력에 관심을 가집니다. 이에 관리자보다 구성원에게 초점을 맞춘 연구가 주로 진행되었습니다. 제이서 교수는 중간관리자의 발언이 발생하는 프로세스를 분석했습니다. 구성원들에게 경영진의 어젠다를 이해시키고 필요하다면 구성원들의 의견을 조율해 경영진에 전달하기까지의 과정이 상세하게 설명돼 있어 이러한 상황에 처한 중간관리자들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지침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1) 균형 맞추기(Balancing) 경영진의 어젠다를 구성원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입니다. 이때 권한 위임이란 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경영진의 어젠다를 해석할 수 있게끔 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경영진이 그들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까지 상세하게 전달하는 과정을 포함합니다. 2) 통합하기(Integrating) 균형 맞추기 단계에서 구성원들이 경영진의 어젠다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양쪽의 의견을 통합하는 단계에 들어서야 합니다. 구성원들과의 상담을 통해 구성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어젠다를 설정하고, 이를 경영진에 일차적으로 전달합니다. 3) 준비하기(Preparing) 경영진이 구성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본격적으로 발언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 과정을 지나면 중간관리자는 상하 역학 관계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합니다. 즉, 구성원 편에 서게 될 각오를 해야 합니다. 팀이 가진 문제를 명확하게 정리해 어떤 내용을 발언에 담아야 할지 정리합니다. 4) 정제하기 발언 콘텐츠가 구체화되면 이를 어떤 프레임으로 전달할지 신뢰할 수 있는 소수의 팀원과 함께 계획합니다. 마지막으로는 경영진에 언제, 어디서, 어떤 어조로 발언을 전달할지 중간관리자 개인이 결정해야 합니다. 3. 연결형 리더를 육성하는 조직 연결형 리더는 리더로서의 중간관리자의 역할을 조명한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그간의 리더십 연구에서는 리더를 비범한 인물로 여기며 영감과 비전을 주는 리더와 전략적 행정자인 관리자를 은근히 구별하며 중간관리자를 일개 관리자로 여겼는데요. 그러나 연결형 리더로서 중간관리자는 기업의 비즈니스가 돌아가게 만드는 톱니바퀴이자 조직을 하나로 만드는 접착제 역할을 합니다. 연결형 리더는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필요한 지원을 적극 요구함으로써 성공적인 집단 성과를 이끌 수도 있습니다. 특히 하이브리드 근무가 보편화되고 구성원들의 니즈가 복잡다단해지는 지금, 연결자인 중간관리자의 역할은 더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조직이 연결형 리더를 키우기 위해서는 리더십뿐만 아니라 팔로워십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합니다. 리더로서의 필요한 역량과 팔로워로서 필요한 역량은 다릅니다. 특히 중간관리자에게 필요한 팔로워십은 팀원에게 필요한 팔로워십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적극적인 팔로워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 재정의하고, 자신의 의견을 거리낌 없이 표출하며, 발언을 위한 프레임을 구축하고 표현을 미묘하게 다듬는 기술에 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중간관리자들이 연결자 역할을 할 때 겪는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서로 이야기를 나눠보는 워크숍도 조직에서의 연결을 방해하는 요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심리적 안전감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연결형 리더의 결심에는 대부분 큰 위험이 따릅니다. 어떤 발언에도 개인적 불이익이 따르지 않는 심리적 안전감이 구축돼야 중간관리자들이 주도적인 리더이자 적극적인 팔로워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입니다. * 출처: DBR 391호(2024년 4월 Issue 2) '연결형 리더'로서의 중간관리자 “팀원엔 리더, 경영진엔 적극적 팔로워” ‘심리적 안전감’이 조직 시너지 키운다 |